분류 전체보기137 영화 [JSA] 후기, 흑백 사진과 아버지의 뒷모습 [서론] 흑백 사진 한 장이 화면을 가득 채울 때 가슴 한구석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그게 열다섯 살 중학교 3학년 명절 연휴, 어둑해진 거실에서 부모님과 나란히 앉아 보던 TV 특선영화였다. 극장 스크린이 아니라 낡은 브라운관 TV 화면이었는데도, 네 명의 청춘이 멈춰 서 있는 그 시린 흑백의 잔상은 어린 내 숨통을 그대로 틀어쥐었다. [본론] 1. JSA 첫 관람, 명절 거실과 TV 특선 영화 의 이야기는 초등학생도 단번에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명확하면서도 비극적이다. 우리나라와 북한이 총을 겨누고 서로 마주 보고 서 있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어느 날 밤 북한군 초소에 총격 사건이 터지며 북한 군인들이 살해당하는 사건으로 시작된다. 중립국 수사관이 찾아와 대체 왜 이런 비극이 벌어졌는지 사건의 .. 2026. 8. 23. 영화 [동화지만 청불입니다] 미지근한 맥주의 위로 퇴근 후 거실 불 다 끄고 캔맥주 하나, 낄낄거리려다 캔 내려놓고 화면만 쳐다봤다. 하루 종일 일터에서 수많은 사람과 일에 치여 영혼까지 바싹 메마른 상태에서,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머리를 비우고 스트레스나 날려버릴 작정으로 영화 의 재생 버튼을 눌렀던 밤이었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어두컴컴한 방 안을 파랗게 비출 때까지, 나는 손에 쥔 차가운 캔맥주가 다 식어버린 줄도 모른 채 멍하니 앉아 가슴 한구석을 세게 얻어맞은 듯한 먹먹함에 한참을 짓눌려 있어야만 했다. 1. 동화지만 청불입니다, 낄낄거리려다 캔 내려놓은 밤영화 의 줄거리는 초등학생도 단번에 알아들을 수 있을 만큼 쉽고 겉보기엔 마냥 유쾌하다. 마음만은 여전히 무지개와 마법이 존재하는 동화 속 세상에 살고 싶어 하는 한 주인공이 살벌하.. 2026. 8. 23. 영화[스트리밍] 도파민 중독의 밤을 멈추게 한 충격 화면 끄고도 스마트폰 쥔 내 손이 찜찜하게 남음. 늦은 밤 홀로 거실 소파에 앉아 영화 의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가고 검게 꺼진 TV 화면을 마주했는데도, 손바닥 위에 올려진 스마트폰의 차가운 감촉이 묘하게 불쾌하고 서늘하게 느껴졌다. 평소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골라잡은 영화 한 편이었는데, 방 안의 불을 다 끄고 누우려던 그 순간까지도 심장이 쿵쾅거리고 손끝에 닿아 있는 작은 사각 화면이 마치 나를 빤히 쳐다보는 것만 같아 한참 동안 멍하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1. 스트리밍 첫인상, B급 스릴러로 오해하기 딱 좋음영화 의 뼈대가 되는 줄거리는 초등학생이라도 단숨에 쏙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아주 직관적이고 군더더기가 없다. 인기 인터넷 방송 스트리머인 주인공 우상이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구독.. 2026. 8. 21. 영화[드림] 10점 차 패배 끝에 터진 나만의 골 몸이 천근만근 무거운 날 밤 OTT 목록을 넘기다 틀었다. 온종일 신경을 바짝 곤두세운 채 현장에서 일하느라 머릿속은 꽉 차 있었고 온몸의 기운이 턱밑까지 다 빠져나간 기분이었다. 아무런 생각도 머리 쓸 일도 없이 그저 화면을 멍하니 바라보며 소파에 파묻혀 가볍게 웃고 하루의 피로를 털어내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박서준과 아이유의 얼굴이 나란히 걸려 있는 포스터를 보고, 그저 흔하디흔한 킬링타임용 밝은 코믹 영화겠거니 싶어 망설임 없이 리모컨 재생 버튼을 눌렀다. 그렇게 무심코 시작했던 두 시간의 상영 시간은, 지친 내 마음에 생각지도 못했던 묵직하고 뜨거운 파동을 남기며 소파에서 몸을 일으키게 만들었다. 1. 천근만근 퇴근길, OTT 목록 넘기다 틀었다영화 의 줄거리는 초등학생도 단번에 쏙 이해할 수 .. 2026. 8. 20. 영화 [아마존 활명수] 웃음 끝에 차오른 진심의 온기 집에서 가볍게 웃으려고 틀었다가 마지막 양궁 대회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숨죽여 집중하게 된 영화가 있다. 퇴근 후 하루의 피로가 묵직하게 내려앉은 늦은 밤, 복잡한 생각이나 머리 쓰는 일 없이 그저 유쾌하게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거실 불을 끄고 TV를 켰다. 화면 목록을 넘기다 눈에 들어온 작품이 바로 였다. 류승룡과 진선규 두 배우의 능청스러운 얼굴이 큼직하게 박힌 포스터를 보면서, 그저 흔한 슬랩스틱이나 말장난이나 보며 킬링타임으로 편하게 즐기면 딱 맞겠다고 여겼다. 그런데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편안한 자세로 피식거리며 보던 화면은, 영화가 후반부로 흘러갈수록 내 시선을 팽팽하게 붙잡아 매며 가슴을 뭉클하게 조여오기 시작했다. 1. 아마존 활명수, B급 코미디.. 2026. 8. 19. 영화 [청년경찰] 맥주 캔 쥔 채 숨죽였던 청춘의 질주 맥주 한 캔 들고 편하게 틀었다가 납치 장면에서 자세를 고쳐 앉게 된 영화가 있다. 하루 일과를 무사히 마치고 집안이 완전히 고요해진 늦은 밤, 혼자 소파에 편하게 기대앉아 머리도 식히고 가볍게 쉴 겸 OTT 서비스를 켰다. 목록을 이리저리 넘기다 보니 예전부터 포스터로 자주 접했던 이 눈에 들어왔다. 박서준과 강하늘 두 배우가 경찰대 제복을 입고 유쾌하게 웃고 있는 모습만 보고는, 그냥 머리 비우고 낄낄거리며 웃을 수 있는 전형적인 캠퍼스 버디 코미디물이겠거니 생각했다. 캔맥주 하나 뜯어서 꼴깍꼴깍 넘기며 가벼운 마음으로 영화를 틀었는데, 영화가 시작하고 채 얼마 지나지 않아 내 손에 들려 있던 맥주캔은 그대로 허공에 멈춰 서고 말았다. 청년경찰, 맥주 한 캔 들고 틀었다가 자세를 고쳐 앉은 순간영화.. 2026. 8. 18. 이전 1 2 3 4 5 6 7 8 ··· 23 다음